면허취소나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가 요양원 등 장기요양기관의 계약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담당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0월 19일 월요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행정처분받은 의사의 장기요양기관 계약의사 활동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0년 사이 면허정지나 취소 처분을 받은 채 계약의사로 장기요양기관과 계약한 의사는 총 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2명은 장기요양급여를 청구하여 건보공단에서 비용을 지급한 것이 확인됐다.
이 2명에 대해 살펴보면, 1명은 자격정지 1개월 동안 89건 102만원을, 다른 1명은 2번의 처분기간 동안 130건 138만원을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219건의 무자격 불법 의료행위에 대한 비용청구를 받은 건보공단이 제재는커녕 해당 의료행위가 불법인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자격 진료를 막을 수 있는 정부의 시스템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요양기관에서 계약의사를 지정하는 과정에서 면허 취소·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를 걸러낼 수 있는 정보공유체계가 없다. 계약의사 지정은 요양기관이 해당 지역의사회의 심의·추천을 받아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특정 의사가 면허처분을 받은 사실을 요양기관이나 지역의사회에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이미 계약이 체결되어 활동 중인 의사가 행정처분을 받는 경우에도 해당 사실을 요양기관은 통보받지 못한다. 행정처분 의료인이 무자격 진료를 하더라도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이와 관련한 최혜영 의원의 질의에 “부당하게 지급된 활동비용을 환수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3년간 면허취소, 자격정지 중인 의료인이 장기요양시설에 해당사실을 근무하다가 적발된 사례는 없다”고 답변했다. 무자격 의사가 요양기관에서 버젓이 계약의사로 활동하는 실태를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계약의사제도는 거동이 불편한 요양기관 입소노인이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간단한 의료서비스를 요양기관에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올해 국정감사에서 최혜영 의원이 해당 사실을 확인하기 전까지 보건복지부 뿐 아니라 장기요양기관의 질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건보공단에서조차 면허정지 기간 중 의료행위를 했는지 감독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혜영 의원은 “면허정치 처분을 받은 의사가 무자격으로 노인들의 진료를 보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의료인력에 대한 자격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와 장기요양기관의 질관리를 담당하는 건보공단은 사후 환수가 아니라 애초에 면허정지 및 취소 기간에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불법 진료를 하고도 의사 두 명은 불법행위에 대한 아무런 제재나 조치 없이 지금도 버젓이 요양기관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행정처분 기간에 의료행위를 한 의료인에 대한 전반적인 전수조사는 물론 해당 의료인에 대한 강력한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성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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