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늘 야단칠 때마다 하던 말씀은 “요년은 눈 꼬리가 치 찢어져서 고집이세고, 성질머리가 나쁘다.”라고 했어도 나는 어려서 무슨 뜻인지 몰랐다.
중학교 입학하고 내가 좋아하는 미술 첫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마주보고 있는 친구 얼굴 그려라.” 궁금해도 꾹 참고 쉬는 시간에 내 얼굴을 어떻게 그렸나봤더니.... “야! 이왕 그리는 것 눈 좀 예쁘게 그리지 왜 그렇게 그렸니?” 따지듯 다구 치니까.
“얘들아! 이리와 봐 내가 똑같이 그렸는데 ....” 친구가 말을 흐렸다.
그제야 내 눈이 올라간 것을 알았고, 항상 눈 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사진도 잘 찍지 않았다.
1972년 늦은 가을 해강청자에 근무하면서 퇴근준비 하느라 옷에 묻은 흙과 손발을 씻느라 수돗가는 항상 시끌벅적 하다.
“얘들아! 쟤 좀 봐라.”
-누구요?
“쟤 말이야! 관상이 남자로 태어났으면 장관이나 면장 찌꺼기라도 해 먹을 텐데 여자로 태어나서 안 됐다. 쯧 쯧...” 혀를 차며 70살이 훨씬 넘어 보이는 故 해강 유근형 옹이 나를 가리키며 하신 말씀이었다.
도예를 배우던 그 시절엔 가마에 불을 때는 날이면, 재수 없고 부정 탄다하여 여자들은 그 근처에도 못가고 먼발치에서만 바라보던 때였기에 도자기 기술은 배울 생각도 못하고 허드렛일만 할 수 있었다. 그러한 상황에 월급 3000원의 낮은 보수였지만 도예가가 되고자하는 목표를 정하게 되었다.
2004 겅기으뜸이 – 경기도 우리시대의 삶 도자기부문 손유순 우주의 공명 소리를 듣는다./소정 손유순 도예가 제공
기술자들은 “여자가 무슨 기술을 배우려고 하느냐”라고 하면서 “돈이나 벌어서 시집이나 잘 가라.” 라고 비웃으며 조각칼을 만지는 것도 싫어하였다.
그러나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라는 속담처럼 어깨너머로 기술자들이 조각칼 사용하는 손놀림과 문양을 새기는 방법을 몰래 터득하게 되었다. 그리고 퇴근 후엔 밤잠을 설쳐가면서 종이에 문양을 그리는 연습을 하였다. 주어진 점심시간을 쪼개어 조각칼로 망가진 기물에 문양을 새기는 기술을 연마하며 하나하나 실력을 쌓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봉급도 오르고 남자들도 배우기 힘들어 하는 기술 실력이 조금씩 늘어갔다. 남들은 예쁜 구두와 옷을 사 입고, 화장하고 멋을 부릴 때 나는 손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계속 반복해 그려가면서 꿈을 향해 노력했다.
그러던 중 1975년 서울창덕여자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입학하여 부푼 꿈을 안고 2년을 마치고 1976년 12월에 결혼을 하게 되어 또 한 번 꿈을 접게 되었다.
정신없이 딸아이 둘을 키우며 사는데 1983년 어린이날 밤에 전기누전으로 화재가 났다. 저희 네 식구는 잠자다 말고 불길 속에서 구사일생으로 빠져 나왔다. 지붕이 내려앉아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해 사라진 집을 보니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너무도 막막했지만 네 식구모두 불똥하나 튀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을 신께 감사하며 용기를 내었다.
한참 손길이 필요한 5살 7살짜리 두 딸을 맡길 곳이 없어 목에 열쇠 하나 걸어주고 할 수 없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접었던 도예의 길을 다시 걷게 되었다.
어린 두 딸에게 “돈 많이 벌어서 맛있는 과자 사주께”라고 약속을 하고 일을 갈 때면 “엄마 있을 땐 배부른데 엄마 없으면 배고파요. 다른 엄마처럼 나랑 놀아요. 난 과자 먹기 싫어”라고 하며 울며 보채는 딸들을 뒤로 한 채, 눈물을 훔치며 종종걸음으로 살아왔던 지난날들이었습니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신의 조회인 듯, 내가 가야할 운명의 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심종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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