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공식 일정 마무리… 시민과 함께 만드는 참여형 영화제로 도약

정승호 기자

등록 2026-07-02 17:00

지난 6월 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제23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개막식 현장(출처: 환경재단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환경재단(이사장 최열)이 주최하는 제23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SIEFF)가 6월 5일 개막을 시작으로 30일까지 26일간의 공식 일정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온·오프라인 상영과 시민 참여 프로그램에 약 122만 명이 참여하며, 기후위기 인식 제고와 환경 실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혔다.


거점 극장을 넘어 전국 공동체 상영으로… 시민 곁으로 다가간 환경영화


이번 영화제는 23년 역사상 처음으로 거점 극장 상영을 없애고, 전국 단위 공동체 상영 지원 프로그램 ‘서울국제환경영화제 IN’을 중심으로 운영 방식을 전환했다. 20명 이상의 단체라면 누구나 무료로 상영회를 열 수 있도록 지원한 결과, 전국 17개 지역, 232개 단체에서 총 1만7565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영화제가 학교와 지역 커뮤니티 등 시민의 일상 공간으로 직접 찾아가며 환경영화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기후위기를 넘어 AI까지… 영화로 확장한 시대적 환경 담론


제23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기후위기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화두인 인공지능(AI)을 둘러싼 사회적 담론을 담아냈다. 개막작 ‘AI: 나는 어떻게 종말낙관주의자가 되었나’는 오늘날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을 환경 관점에서 바라보며 기후위기와 기술, 인간의 책임을 심도 있게 성찰하는 논의의 장을 열었다. 영화제 기간에는 감독과의 대화(GV), 패널 토크, 특별 강연 등이 이어지며 생물다양성, 자원순환, 동물권 등 다양한 환경 이슈를 사회적 대화로 확장했다.


학생·교사·가족이 함께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 미래세대 공감대 확대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교육 프로그램 ‘시네마그린틴’은 현직 초등교사 11명으로 구성된 교사연구회를 처음으로 발족하며 한 단계 도약했다. 교사연구회는 약 한 달 반에 걸쳐 출품작 44편을 면밀히 검토·토론하고,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한 4차시 심화수업 자료를 개발했다. 연령과 수준에 맞춘 환경교육 콘텐츠가 전국 학교 현장에 제공되며 환경영화와 교육 현장의 연결고리를 강화했다.


서울시교육청 교육 관계자 대상 환경영화 상영회 ‘시네마그린T’에는 교장·교감 등 일선 학교 리더들이 참석해 교내 환경 감수성 확산 방안을 모색했다. 학생과 가족을 위한 ‘시네마그린패밀리’는 환경영화 관람과 정재승 KAIST 교수의 특별 강연으로 구성돼, 미래 환경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했다. 다국적 청소년이 참여한 ‘세계청소년기후포럼’은 전 세계 기후위기 해법을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토론을 펼치며 미래세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전국 학교의 높은 참여 열기에 힘입어 학교 수업에서 환경영화를 활용해 공부하는 ‘시네마그린틴: 스쿨시어터’를 7월 17일까지 연장해, 더 많은 학생들이 환경영화를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시민 참여부터 국제 환경문화 교류까지… 지속가능한 영화제를 만들다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영화제의 외연을 넓혔다. 반려동물 동반 야외 상영회 ‘지구 WE 펫밀리 축제’에는 올해도 784명의 반려인과 397마리의 반려견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이어갔다. 업사이클링 체험과 공연, 야외 영화 상영 등으로 구성된 이번 행사는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지속가능한 반려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자리로 마련돼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국제 교류 프로그램도 영화제의 의미를 풍성하게 했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글로벌 환경 솔루션 기업 베올리아, 주한프랑스대사관과 공동으로 개최한 고객 초청 특별 시사회에서는 생물다양성 특별상 수상작 ‘숲의 속삭임’이 상영됐다. 이번 시사회는 생물다양성과 생태 전환의 가치를 나누고, 한·불 양국의 환경·문화 협력을 다지는 뜻깊은 계기가 됐다.


한편 올해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119개국에서 총 2133편이 접수됐으며, 31개국 121편이 공식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경쟁 부문 대상은 왕민철 감독의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이 수상했으며, 우수상은 오정훈 감독의 ‘정뱅이’와 이은희 감독의 ‘섬섬옥수’가 공동 수상했다. 관객심사단상은 ‘탄소를 세는 사람들’에게 돌아갔다. 국제경쟁 부문에서는 엘리너 모티머 감독의 ‘사랑은 얼마나 깊은가’가 대상을, 제러미 사이퍼트·벤저민 제임스 로버츠 감독의 ‘신비로운 조류학’이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아 총 26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최열 조직위원장은 “기후위기 시대에 영화는 시민들의 환경 감수성을 일깨우고 행동의 변화를 이끄는 가장 강력한 언어다. 올해 영화제가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환경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영화와 만날 수 있도록 영화제의 문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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