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출판사에서 프랑스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 말년의 원숙한 사유를 담은 ‘초월과 인식 가능성’을 출간했다.
에마뉘엘 레비나스 ‘초월과 인식 가능성’ 표지
‘초월과 인식 가능성’은 일흔여덟의 레비나스가 1983년 제네바 대학교에서 한 강연과 강연 다음 날 동료 교수들과 나눈 대담을 모은 책이다. 레비나스는 50여 년에 걸쳐 추구해 온 ‘타자의 철학’, ‘초월의 철학’에 신학의 언어를 더해 자신의 사유를 다시 한번 급진화한다.
그간 여러 권의 레비나스 저작을 우리말로 옮긴 김동규 역자가 번역을 맡았으며, 해제를 통해 레비나스 사유의 궤적에서 어떤 자리와 위상을 차지하는지 상세히 짚는다. 레비나스의 주저로 꼽히는 ‘전체성과 무한’, ‘존재와 달리 또는 존재성을 넘어서’를 거쳐 레비나스의 초월 개념이 어떤 궤적을 따라 깊이를 더해왔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레비나스 사상의 거대한 흐름과 맥락, ‘초월과 인식 가능성’의 의의를 더욱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윤리학과 신학을 넘나드는 레비나스 철학의 궁극적 지향
2차 세계 대전 당시 가족과 친구를 잃고 포로로 잡히는 경험을 한 레비나스는 폭력의 근원을 서양 철학의 전통에서 찾는다. 타자의 차이를 소거하고 흡수해 주체성을 흡수한 서양 철학의 전통이 전체주의, 전쟁과 닮아있다는 것이다. 이에 레비나스는 타자를 흡수하는 전통 현상학에 반하는 태도를 견지해 이를 넘어서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초월’을 제시한다.
‘초월과 인식 가능성’의 특이점은 신학의 언어를 통해 종교와 초월을 논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신학은 최고 존재인 신에 대한 앎을 의미하지 않는다. 레비나스는 자기 존재에서 벗어나 더 높은 자인 타인에게 복종하고 헌신한다는 의미의 신학을 제시하고 이를 초월과 연결한다. 절대자에 대한 앎에서 그치지 않고 행위를 통해 존재 너머로 나아가는 것에 관한 학문으로 신학을 전환하는 것이다.
기존의 레비나스가 신학의 언어를 잘 사용하지 않고 엄밀한 철학의 언어를 고수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초월과 인식 가능성’에 신학의 논의를 들여온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초월을 급진화하고 과장해 강조하기 위해서, 존재와 진리에 대한 철학의 사유를 윤리와 행위로 전환하기 위해서 철학, 신학, 윤리학을 넘나드는 논의를 전개한 것이다.
냉전 종식 이후 ‘평화와 번영’의 시기가 빠르게 저물고 우리 삶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이때, 한 가지 자명한 진실은 힘으로 힘을 제압하는 일에 언제나 절멸의 위협이 따르며, 기술의 발전은 윤리의 시험대 위에 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존재를 초월해 타자를 지향하는 레비나스의 철학이 최근 많은 주목을 받게 된 이유다. 윤리가 상실된 시대, 레비나스가 제안한 타자를 위해 기도하는 소박하면서 장엄한 실천은 길을 잃은 시대에 절망한 사람에게 위로의 손을 내민다.
김은희
기자
헤드라인 뉴스
-
김건희, 윤석열에게 ‘옥쇄’를 명령하다
윤석열 김건희 부부와 독수리 5형제김건희는 신평 변호사의 입을 빌려 윤석열에게 최후까지 버틸 것을 독려했다. 이는 살아남으라는 격려였을까? 아니면, 장렬히 옥쇄하라는 요구였을까? 사진 왼쪽부터 직전 영부인 김건희 씨와 전직 윤석열 씨의 모습정치 컨설턴트 명태균 씨는 전직 대통령 윤석열과 배우자 김건희의 관계를 앉은뱅이 주술사와 장님 무사의 관계에 의미심장하
-
환경부 장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유족에 직접 사과
환경부(장관 김성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안호영 위원장과 함께 8월 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단체 대표들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김성환 환경부장관이 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피해자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해 6월 대법원이 가
-
김광용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전남 집중호우 피해 현장 점검
행정안전부(장관 윤호중) 김광용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8월 6일 지난 3~4일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집중된 전라남도 함평군과 무안군 일대 현장을 방문해 응급 복구 상황을 점검했다. 김광용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5일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호우 대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8.6~7일 취약시간대 호우 대
-
중소기업부, 관세 현안·수출 애로 해소 위한 정책현장투어 실시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한성숙, 이하 중기부)는 8월 6일 중소기업 분야 정책현장투어 두 번째 행선지로 경기도 소재 `실리콘투` 물류센터를 방문해 수출 중소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6일 경기 광주 (주)실리콘투에서 열린 `제2회 중소기업 정책현장투어`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바다와 숲이 공존하는 안산 바다향기수목원, 여름 휴가 명소로 주목
바다와 숲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경기도 안산 대부도 바다향기수목원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암석원의 여름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서해안을 조망할 수 있는 이곳은 다양한 여름꽃들이 만개해 싱그러움을 더하고 있다. 바다향기수목원에는 산림청 지정 보호식물인 개정향풀을 비롯해 무궁화, 나무수국, 능소화 등 나무의
-
국민 39% "향후 1년 경기 나빠질 것"…미국 관계 중요성 76%
국민 10명 중 4명은 향후 1년간 우리 경제가 현재보다 나빠질 것으로 전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미일 순방 경제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간 경기 전망에서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56%로 하락세 지속…더민주 44% 유지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이 56%로 하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이재명 대통령이 23일 한남동 관저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와 만찬을 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6%로 집계됐다.&
-
"안전은 타협 불가" 근로복지공단, 중대재해 제로화 위한 안전경영 본격화
근로복지공단(이사장 박종길)은 국민과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중대재해 제로화를 위한 선제적 안전경영을 본격 추진한다고 8월 6일 밝혔다. 지난달 25일, 근로복지공단 박종길 이사장이 인천 남동구 구월동 경인지역본부 신축공사 현장에서 안전경영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안전경영 강화 조치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중대재해 근절을 위해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 첫 행보로 12·29 여객기 참사 유가족 만나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8월 6일 오전 무안국제공항을 방문해 12·29 여객기 참사 유가족과 면담을 갖고 사고현장을 점검하며 정부의 소통 의지를 보였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8월 6일 오전 무안국제공항을 방문해 12 · 29 여객기 참사 유가족과 면담을 갖고 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