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시내의 한 전통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윤 대통령 부부의 파격적인 유럽 현지 민생탐방 행보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상점 방문 논란으로 빛이 바랬다. (사진출처 : 대한민국 대통령실 공식 누리집)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주 사이에 무려 6퍼센트 포인트가 급락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직무평가와 관련해 “잘하고 있다”고 답변한 응답자 비율이 전주의 38퍼센트에서 32퍼센트로 떨어졌다고 한다.
현직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도가 불과 일주일 간격으로 6프로가 하락했다면 대다수 일반 유권자들이 현재의 집권세력을 향해 품은 불만과 반감의 수위가 세칭 IMF 사태가 터졌던 1997년 연말의 외환위기 당시의 국민 정서와 어금지금하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테다. 이쯤 되면 정권 전체가 절체절명의 위기감과 긴장감에 휩싸여야 응당 마땅하리라.
우리나라 시간으로 2023년 7월 14일 금요일에 펼쳐진 현실은 필자가 방금 밝혀놓은 우려 섞인 견해와는 정반대로 치달았다.
우선 이날 오전에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폭락을 다룬 각종 언론 보도와 정치권의 논평들이 줄을 이었다. 한국갤럽이 어떤 여론조사업체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즐겨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진 극우 유튜브 방송 「이봉규TV」의 운영자 겸 진행자 이봉규 씨가 남한에서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여론조사기관으로 추켜올린 곳이 아니었던가? 생물학적 나이대와 사회적 가치관 모두에서 윤석열과 이봉규 두 사람이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임을 고려하면 이 씨의 소신을 곧 윤 대통령 본인의 신념으로 확대해석해도 별다른 무리는 없을 터이다.
영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리투아니아와 폴란드를 차례로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쾌하면 불쾌했지 유쾌할 리가 만무할 고국의 최신 여론조사 결과치가 전해졌을지 아니면 전해지지 않았을지 확실하지는 않다. 필자가 단언할 수 있는 부분은 국내 민심이 정부여당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음을 윤석열 대통령이 모를 리 없을 것이란 점이다.
윤석열 정부는 앞으로 차이고 뒤로 치이는 샌드위치 신세가 돼버린 형국이다. 밖으로는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 정부가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유출된 다량의 방사능 오염수를 무책임하게 바다로 방류할 참이다. 안으로는 김건희 여사의 친정 집안이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의 변경된 종점 부근에 대규모 부동산을 보유한 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문제는 이러한 안팎의 악재들을 윤 대통령 스스로가 자초한 성격이 짙다는 데 있다. 단적으로, 일본 측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에 한국 정부가 사실상의 찬성 입장을 표시하도록 그 누구도 윤석열의 등을 떠밀지 않았다. 서울시와 양평군을 연결할 새로운 고속도로의 끝단이 원안의 양서면으로부터 수정안인 강상면으로 바뀐 일은 김건희 여사 친정집에 이익이면 이익이지 손해 될 건수는 아니었다. 정권이 당면한 작금의 총체적 난국은 외부에서 강제로 주입된 위기가 아닌 셈이다.
박성민 민(民) 컨설팅 대표를 비롯한 내로라하는 정치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오랫동안 해온 이야기가 있다. 악재 자체보다는 발생한 악재에 대처하는 서툴고 잘못된 자세가 화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전직하하고, 국토 곳곳이 마치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쏟아지는 ‘극한폭우’로 심각한 인적ㆍ물적 피해에 시달리는 와중에 저 멀리 북유럽의 발트해 연안에서 한반도로 전송된 몇 장의 사진은 국민을 충격과 경악으로 기함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김건희 여사가 적잖은 숫자의 경호원들을 대동한 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시내의 값비싼 고급 명품 가게들을 무려 다섯 군데나 들렀다는 것이다.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도 쇼핑을 즐길 수는 있다. 자기 돈으로 명품을 살 수도 있다. 나는 호객 행위에 이끌려 구매는 하지 않고 물건 구경만 하고서 상점으로부터 나왔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을 솔직히 믿고픈 마음이다. 대한민국이 안보위기, 경제위기, 인구위기, 기후위기의 중차대한 4대 위기와 정면으로 맞닥뜨린 상황에서 국정 최고책임자의 반려자가 속물적이고 충동적인 명품 욕심을 참지 못하고 이국의 낯선 길거리를 허랑하게 배회했으리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위시한 현 집권세력의 수뇌부 인사들이 유능한지 무능한지, 청렴한지 부패했는지는 의견과 판단이 엇갈릴 수 있다. 반면, 대통령은 물론이고 영부인까지 한결같이 나사 빠진 모습이라는 냉철하고 객관적인 진단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흔쾌히 동의할 듯하다.
영부인이 어떠한 의도와 연유로 빌뉴스의 번화한 쇼핑가를 서성였는지 나는 모른다. 더욱이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진정으로 궁금한 대목은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걸고 시중의 정확한 민심을 그야말로 진언하는 참모가 저리도 없을 수 있는지에 관해서이다. 윤 대통령이 듣기에 불편한 얘기를 잠시도 참지 못한다는 것은 더는 비밀도 아니다. 그러나 당장 귓가에 달콤하게 느껴지는 소식들만 들어서는 정상적이고 성공적으로 나라를 끌어가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업을 경영하는 경우에 빗대자면 어떤 제품이 시장에서 잘 팔리고, 어떤 상품이 소비자들의 반응이 썰렁한지 가감 없이 파악해야만 적절한 대책을 강구할 수가 있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경기 중에는 전광판을 보지 않겠다는 소리를 여러 번 했었다. 점수판은 보지 않아도 좋다. 최소한 공은 쳐다봐야만 하는 것 아닌가? 공을 보기 싫으면 상대편 선수의 위치라도 살피던가? 윤석열 정권은 출범 1년 여 만에 ‘시작의 끝’이 아니라, ‘끝의 시작’을 맞이하고 말았다. 급발진으로 출발해 급제동으로 멈추는 것이 윤석열의 정치인생인 모양이다.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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