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의원이 소속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잠시’ 탈당한 일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해결을 일시적으로 미뤘을 뿐이다. 이미지는 김남국의 민주당 탈당을 속보로 전한 SBS 서울방송 뉴스 화면
김남국 의원이 벌써 며칠째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가 현역 국회의원 신분으로 있으면서 수십억 원대에 달하는 암호화폐를 심지어 국회의사당 건물 안에서조차 수시로 거래해왔음이 드러난 탓이다.
김남국이 거액의 가상자산을 취득하고 보유하는 과정에서 불법적 요소가 개입됐는지에 대해서 필자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거니와 그럴 능력도 없다.
더욱이 작금의 우리 사회는 자신이 보고 싶은 광경만 보고, 듣고 싶은 얘기만 들으며, 믿고 싶은 사실만 믿는 지독한 진영논리에 물들어 있다.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개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갑자기 정체를 밝히고서 김남국 의원의 코인 거래 행위의 적정성에 관한 유권해석을 내리지 않는 한에는 이른바 김남국 사태에 대한 중지와 합의를 모으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노릇이리라.
김남국 의원이 채택한 출구전략은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탈당이었다. 김남국은 민주당과 영원히 결별할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과 당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당을 ‘잠시’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당을 잠시 떠날 뿐이니 정계를 은퇴할 마음 또한 당연히 없을 게 분명하다. 그의 탈당 방침 발표가 꼼수 탈당이란 비판을, 위장 탈당이라는 반발을 불러온 연유이다.
‘김남국 퇴출’을 요구하는 세력과 ‘김남국 수호’를 외치는 집단 사이에는 두 가지 뚜렷한 공통분모가 결과적으로 형성됐다. 나는 전자를 ‘퇴출파’로, 후자를 ‘사수파’로 각각 호명할 요량이다.
첫째는 양측 전부 김남국 의원의 민주당 탈당을 문제의 근본적 해결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퇴출파에게 탈당은 사건이 유야무야될 때까지 김남국에게 시간을 벌게 해주려는 얄팍한 미봉책일 따름이다. 사수파에게 탈당은 검찰의 부당한 표적 수사의 희생양이 된 김남국의 상처에 스스로 소금을 뿌리는 일종의 자발적 2차 가해에 불과하다. 퇴출파와 사수파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행동이 김남국의 돌연한 탈당인 셈이다.
둘째는 퇴출파와 사수파 모두가 김남국 의원의 거취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진퇴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순망치한의 관계로 연결돼 있다고 확신한다는 점이다. 김남국은 중앙대 법대를 졸업했다. 이재명에게는 정치권에서 몇 명 되지 않는 같은 대학교 같은 학과 직계 후배이다. 이러한 개인적 인연은 김 의원이 제20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이재명 후보의 수행실장으로 발탁되는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선거조직에서 수행실장은 제2의 경호실장이다. 후보자가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인물이 해당 직책에 기용돼온 배경이다. 퇴출파는 김남국을 때리는 것이 곧 이재명을 타격하는 거라는 계산 아래 김남국을 겨냥한 총공세에 나선 상태다. 사수파는 김남국이 쓰러지면 도미노 이론대로 이재명도 쓰러진다고 우려하며 김남국을 방어하는 데 총력을 경주하는 양상이다. 김남국을 둘러싸고 집권여당 국민의힘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이 정면충돌했다고 하겠다.
나는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을 응원하지도 않는다.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중도층 유권자이다. 그런데 영락없는 무당파인 필자조차 김남국의 탈당은 이도 저도 아닌 뜨뜻미지근한 대증요법으로 생각되고 있다. 뭐 하나 확실하고 시원하게 맺고 끊지를 못하고 질질 끌기만 하는 한국정치의 고질병이 또다시 재발한 걸로 느껴지고 있다.
현대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정치적 성패의 최종적 마침표는 투표장에 들른 유권자의 손에 의해 찍히기 마련이다.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정당한 결정권과 선택권을 여당이 되면 무책임하게 검찰로 넘기기 일쑤인지라, 야당이 되면 법원으로 습관적으로 끌고 가는 터라 망국적이고 소모적인 정치의 사법화 현상이 자꾸만 되풀이해 빚어지고 만다.
그러므로 김남국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탈당 결정을 즉각 철회해야 마땅하다. 민주당 지도부는 특별당규를 서둘러 마련해서라도 김남국의 복당을 곧바로 허용해야만 옳다.
당 윤리위원회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건, 검찰의 소환통보에 단호히 불응하건 그건 김남국 본인이 선택할 자유이다. 관건은 김남국은 현재의 지역구에 공천을 재신청해 일반 당원들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데 있다.
당원들이 경선에서 그를 재신임하지 않으면 김남국은 깔끔하게 당적을 완전히 정리해야 한다. 안산의 민주당원들이 그를 밀었다면 당은 김남국을 응당 공천해야만 한다. 김남국을 공천함으로써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해 내년 총선에서 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할지, 아니면 반대로 중도층이 민주당에 일제히 등을 돌려 여당이 대승을 거둘지는 오로지 민심만이 알 수 있으리라.
퇴출파도, 사수파도 김남국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장을 받아 다시금 총선에 출마하면 작게는 김남국이, 크게는 이재명이 어떤 운명을 겪을지 무척이나 궁금해하고 있다. 그 운명을 행운의 여신이 주관하든, 정의의 여신이 좌우하든 간에 정치인들은 대중의 그와 같은 궁금증을 충실하게 해소해줄 의무가 있다.
김남국 의원이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불출마한 까닭에 마침표를 찍는 일이 어영부영 연기된다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무단 방류 같은, 김남국 사태와 견주어 최소한 수십 배는 더 중요하고 본질적인 국가적 급선무들이 특정한 젊은 정치인 하나의 무분별한 코인 거래로 말미암아 민중의 시선과 관심권으로부터 지금처럼 강제로 계속 멀어질 터이기 때문이다.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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