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왔던 각설이 후보 단일화
정의당 사람들이 먼저 있었던 통합진보당은 존재의 이유에서도, 창당 명분에서도 현재의 정의당을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는 정당이었다. 감동도 없었다. 설렘도 없었다. 새로움도 없었다. 오는 4월 3일 창원 성산 지역구에서 치러질 예정인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후보와 정의당 소속 여영국 후보 간의 식상하기 그지없고 구태의연하기 짝이 없는 엽기적인 여권후보 단일화에 대한 필자의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언급하면 덩달아 말이라고 우길 이른바 극렬 문빠들을 제외한 대다수 건전하고 상식적인 국민들 역시 여의도 정치권의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상습적인 후보 단일화 행태에 필자와 비슷한 판단을 내렸으리라.
필자는 집권여당 후보임에도 당선은커녕 남우세스럽게 본선무대에도 진출하지 못한 권민호 후보자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 여영국 후보에 관해서도 별로 아는 게 없다. 단지 여영국 후보가 4‧3 보궐선거에서 자신이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명분으로 창원 성산 선거구가 고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였음을 되풀이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 정도를 알고 있을 따름이다. 그는 일종의 연고권을 주장하고 있다.
봉건진보이거나 또는 효도진보이거나
여영국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논리는 민주주의의 가치와 정신에 부합한다고 여겨지기 어렵다. 민주주의는 변화를 긍정하는 제도이다. 정권교체는 민주주의가 독재체제에 대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비교우위인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어왔다.
여영국 후보를 통해 창원이 어떻게 달라지고, 한국정치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국민들은 여전히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한다. 여영국 후보는 시종일관 노회찬만을 내세우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영국 후보는 급기야 자신을 심지어 ‘노회찬의 상주’라고 자처하기까지 했다.
이는 최신과학과 첨단기술이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대부분의 평범한 한국인들에게는 몹시 시대착오적으로 들리기 마련인 대단히 봉건적인 발상이다. 정치인은 살아있는 백성들을 위해 일하는 인간이다. 만에 하나 여영국 후보가 정치가 죽은 주군을 섬기는 일이라고 확신한다면 그는 선거에 출마하지 말고 노 전 의원의 묘소 옆에 움집을 짓고서 3년 동안 시묘살이를 하는 것이 더 도리에 맞지 않았을까?
창당 명분도 없고, 존재 이유도 없고
허나 진짜 문제는 여영국 후보가 아니다. 정의당 자체가 문제의 본질이다. 정의당 구성원들이 민주노동당을 두 번째로 박차고 나온 핵심적 탈당 논리는 민주노동당 내부의 종북주의를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데에 있었다. 즉 NL로 대표되는 다수 자주파의 패권주의에 대한 PD로 알려진 소수 평등파의 반란이었던 셈이다.
정의당이 민주노동당이 아닌 통합진보당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시시콜콜한 문제제기는 하지 않기를 바란다. 통합진보당은 민주노동당의 재방송이었고, 정의당은 진보신당의 신장개업이었기 때문이다. 굳이 섬세하게 구분할 필요조차 없는 간단한 족보이자 단순한 정당사이다.
지금의 정의당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보다도 북한 당국을 더욱더 열심히 두둔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종북주의’라는 살벌한 매카시즘적 단어와 개념의 저작권이 정의당에 있음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더욱이 통진당 분당 명분이었던 비례대표 후보 경선부정 사건은 정의당에 참여한 세력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것으로 나중에 밝혀졌다. 정의당이 탄생해야만 했던 이유도, 존재해야 할 명분도 전부 원인무효가 돼버린 형국이다.
존재의 이유가 없음에도 존재하는 사람을 우리는 잉여인간이라고 부른다. 있을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있는 사물을 우리는 이물질로 칭한다. 정의당이 존재의 이유가 사라진 잉여정당으로 전락한 사정에는 몇 가지 주요한 배경과 원인이 있다.
무엇보다도 정의당은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 청년 실업자, 저학력 여성과 같은 한국사회의 진정으로 소외되고 차별받는 약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지 않아왔다. 정의당이 견결하게 결사옹위하려는 계층은 고소득 전문직, 대기업 정규직, 철밥통 공무원, 세칭 배운 여자들 등의 부유하고 안정된 신흥기득권계급이다.
정계은퇴, 단체전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종북주의 청산의 명분도 실종되고, 서민대중의 정당 역할도 단념한 정의당은 그럼 도대체 뭐하는 정당이란 말인가? 현재의 정의당은 기성 정치인들과 정치 지망생들이 뒤죽박죽으로 모여 있는 정파이고 계파이며, 파당이고 도당일 뿐이라는 분석이 정의당에 비판적인 인물들의 전반적인 견해이다.
정의당은 공식적으로는 야당임에도 정부여당을 상대로 대립각을 세운 적이 거의 없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여부를 둘러싸고 문재인 정권과 잠시 대치했다고 하지만, 현재는 이마저 흐지부지됐다.
그 후과는 매우 기묘하다. 창원 지역의 정의당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안정에 확실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당 후보가 아니다. 그렇다고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주를 제대로 견제할 선명한 야당 후보도 아니다. 기존 정치권 전체를 심판하겠다고 나선 당찬 무소속 후보는 더더욱 아니다. 패리스 힐튼이 유명하니까 유명한 것처럼, 정의당 후보는 후보이니까 후보인 것이다.
정의당은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닌 이와 같은 어정쩡한 정치적 혼수상태에 하릴없이 무의미하게 계속 침잠해 있어선 안 된다. 잉여정당, 이물질 정당이 다음에 갈 길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민폐정당인 탓이다.
정계은퇴는 개인만 하는 게 아니다. 더 이상 어떠한 희망과 가능성도 눈에 보이지 않을 때는 정당 차원의 과감한 정계은퇴 또한 필요하다. 정의당이 대한민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단체전 수준에서 정계은퇴를 선언하는 정당이 되는 방안을 이정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제 전향적으로 고민해야만 한다. 남한의 힘없고 가난한 평범한 민중들 입장에서는 아무리 자기의 머리를 쥐어짜도 정의당이 도대체 왜 우리나라에 존재해야만 하는지 그 연유를 도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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