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김옥두를 아시나요

김옥두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를 잇는 동교동이 배출한 월드스타였다. 전두환의 군부독재 정권이 당시 민주화추진협의회 공동의장이자 신한민주당 상임고문으로 있던 김 전 대통령을 장기간 동안 동교동 자택에 강제로 불법유폐시킨 일에 항의해 김옥두가 DJ의 동교동 자택 지붕 위에 운동복 차림으로 올라가 즉각적 연금해제를 요구하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든 모습이 유수의 외신들에 일제히 보도됐기 때문이다. 만일 인터넷이 존재했다면 전 세계 네티즌들의 쓴 댓글이 주렁주렁 달릴 게 분명한 역사적 장면이 담긴 사진이었다. 김옥두와 나란히 지붕 위에 위태위태하게 선 또 한 명의 인물은 남궁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었다.
김옥두와 남궁진을 비롯한 동교동계 정치인들은 DJ를 따라다니며 엄청난 고초를 겪었다. 투옥은 예사였으며, 잔인하고 무지막지한 고문마저 당해야 했다. 그럼에도 대선에 네 번째로 도전한 끝에야 어렵게 대통령의 꿈을 이룬 김대중은 그를 위해 간난신고를 마다하지 않아온 참모와 비서들에게 지극히 냉정했다. 남궁진처럼 국민의정부에 입각한 인사는 극소수였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출직 공직인 국회의원을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동교동계 사람들 가운데 유일하게 대권을 염두에 두었던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경선자금이 문제가 되어 나중에 유죄판결을 받고 아예 공민권을 상실하기도 했다. 참여정부가 종전에는 여야 사이에 서로 건드리지 않는 게 불문율로 통했던 정당 내부의 경선용 정치자금을 검찰수사에 부쳤던 탓이다. 이러한 행동은 결국에는 부메랑이 되어 참여정부의 프리마돈나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 역시 경선자금이 빌미가 되어 영어의 몸이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한명숙의 몰락은 참여정부가 한국정치에서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았던 경선자금을 동교동계를 조기에 신속히 제압하려는 목적에서 무모하고 성급하게 건드린 행위의 후과였을지도 모른다.
장신기 박사는 연세대학교 부설 김대중 도서관에서 오랫동안 연구원으로 근무해왔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의 호평과는 정반대로 국내에서는 터무니없이 저평가되어온 사실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최근에 「성공한 대통령 김대중과 현대사」라는 제목의 단행본을 도서출판 시대의창을 통해 펴냈다. 본문 분량만 해도 600쪽 가까운 이 방대한 책에는 현실정치인으로서는 복권이 됐으나 사상가이자 운동가로서는 여전히 완전한 명예회복을 이루지 못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그가 생전에 이룩한 업적과 성과에 상응한 위상과 명성을 찾아주려는 저자의 노력과 열정이 가득 배어 있다.
구태들도 순수했던 1999년
그런데 나는 탁월한 이론가이자 선지자적인 카리스마적 지도자로서의 김대중의 명예회복을 논하기에 앞서서 현실정치인으로서의 DJ에 대한 완벽하고 정당한 평가 또한 아직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김대중이 그에게는 자신의 분신과 다름없는 동교동계 정치인들을 임명직 공직에서 최대한 배제하기로 결단한 부분의 정치사적 의의는 여태껏 제대로 된 조명을 좀처럼 줄곧 받지 못해왔기 때문이다.
서두에 언급된 김옥두 의원은 해외 언론이 아닌 국내 언론에 크게 언급된 경우가 있었다. 그의 부인이 삼성생명 소속의 보험모집인으로 일할 적에 고관대작의 아내들이 김 전 의원의 안사람에게 거액의 보험을 밀어주기 식으로 가입해줬다는 시비 때문이었다. 남편이 고정된 수입이 있을 리 만무한 반실직자 신분의 야당 정치인으로 활동해온 까닭에 예전부터 종사해온 직업이었다.
부인의 보험영업이 말썽이 될 무렵 김옥두는 집권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의 총재 비서실장으로 재임하고 있었다. 그는 당연히 정권 실세였고, 부인의 짭짤한 보험영업은 남편의 사회적 지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노릇이었다. 지금부터 만으로 22년 전으로, 세기말의 음울한 분위기가 외환위기의 후유증을 가까스로 추스르는 중인 한국사회 전반을 뒤덮고 있던 1999년도에 불거진 사태였다.
오늘날 기준으로 돌이켜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도, 김옥두 전 의원도 정말 몹시 순진했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을 가져다놓고, 김옥두 전 의원 위치에 현 정권의 핵심인사를 대입한다면 명색이 정권 실세의 부인이 고되기 짝이 없을 보험영업이나 힘들게 계속 뛰도록 놔두지는 않았을 터이다. 한 달에 몇 번만 대충 사무실에 출근해도 수억대의 연봉과 판공비를 손쉽게 챙길 수 있는 공기업 임원이나 정부 산하단체의 간부로 내리꽂았을 게 틀림없다.
정치 9단으로 군림한 DJ도, 구태의 화신들로 지탄받았던 동교동계 특무상사들도 문재인 정권 사람들에 견주면 얼굴이 얇아도 너무나 얇았다. 그 얼굴 얇고 부끄러움 많이 타는 역전의 용사들을 부패한 구태로 낙인찍으며 정치권에서 몰아내는 데 집요하고 광적으로 열중했던 세력과 집단이 훗날 참여정부의 주축이 되고, 문재인 정권의 주력으로 부상했다.
국민의정부와 새천년민주당에 뻐꾸기처럼 탁란해 입신출세의 발판을 마련했던 한때의 젊은 피들, 즉 학생운동권 출신의 586 세대 진보진영 엘리트들의 위선과 파렴치함은 ‘내로남불’이라는 민망한 용어가 외신에 등재될 정도로 작금에 들어와 전 세계적인 악명을 떨치고 있다. 김대중을 보좌한 김옥두가 허름한 추리닝 행색으로 민주화운동을 벌이다가 탄 외신에 특권과 반칙을 언죽번죽 일삼아온 문재인 정권 인사들은 고급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 입은 모습으로 줄줄이 등장한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인 셈이다. (②편에 계속됨…)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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